며칠 전 보수 신문 기자가 Financial Times 기사를 인용하면서 "촛불 시위가 불도저를 멈추게 했다."고 쓰고 마치 이대통령이 촛불시위 때문에 일을 하기 힘들다는 듯이 논조를 가져갔다.
마침 회사에서 Financial Times를 구독하고 있는 관계로 7월 4일자 9페이지를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전면을 할애한 기사에는 기자가 인용한 부분이 헤드라인이기는 했지만, 내용은 이 대통령이 한국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 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혼란에 처해 있다는 것이었다.
헤드라인 : Stalled in Seoul / How protests have humbled South Korea's 'Bulldozer'
편집자 인용문(기사 중간 강조문) : 'All he has done his entire life is work, work, work - he didn't realise how much Korea had changed in the last 10 years'
기사는 한 면 전체를 현상과 분석으로 채우고 있는데, 이를 이 대통령 주변과 경제/외교 전문가의 입을 빌어 핵심을 찌르고 있다. 대통령 자문가 중 한 사람이 청와대 회의에서 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노무현은 너무 많은 비전을 갖고 있었던 반면, 이명박은 너무 적다. 한 회사의 CEO로서 좁은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그렇지 않다."
"Roh Muu-hyun had too much vision but Lee Myung-bak has too little. It's okay to be shallow if you are a corporate CEO, but not if you are the president of the country."
외교 관련 위치에도 있었던 이코노미스트 조영재라는 사람은 전임자(노무현)에 대한 과도한 부정이 이대통령의 정치/경제적인 가능성을 좁혀 놓았다고 분석한다.
"이명박은 노무현의 모든 것을 '좌파'라고 규정했다. 실제로는 그의 경제, 외교 정책은 그렇지 않고 사회(복지) 정책에 대해서만 좌편향이었는데 말이다. 따라서 이대통령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이 제한되고, 다양한 정책을 쓸 수 없는 관계로 폭 넓은 지지를 얻을 수 없었다. 이것이 광범위한 저항을 직면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전 영역에서 방향을 잃고 있는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국가 최고 지도자가 과연 어떤 나라를 만드려고 하는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리다. 컬럼에 나온 대로 "실용주의"는 방법론일 뿐 비전/전략/정책과는 거리가 먼 용어다. 어떤 방법으로 어떤 나라를 만드려고 하는지 비록 6개월을 허비했지만 지금이라도 주춧돌을 놓는 심정으로 겸손하게 그려야 할 것이다.
안타까운 점은 지금의 상황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어떤 길을 가든 고난을 예고한다는 것과 대통령 주변 인물과 대통령의 스타일은 "Back to Basic" 하기에는 지혜롭지도 겸손하지도 못해 보인다는 것!


















